익스트림 건설노가다 ssul
반말하는게 예의니까 반말로 썰 적겠음. 또한 이 글은 고게에 글 올렸더니 한 고게이가 후기좀 이라길래 한번 적어본다.
학교 졸업하고 워홀 준비중인데 돈이 모자라다보니 여기저기 알바 찾고 있었다.
근데 마침 집에서 무지 가까운곳에서 대형 공사를 하길래 냅다 노가다꾼으로 지원했어.
몇년도부턴지 모르겠는데 최근에 바뀐 법안에 의하면 안전교육을 수료해야 건설 노가다를 할 수 있고, 갓수였던 나는 꼬깃꼬깃 4만원을 주머니에서 꺼내서 안전교육을 받았다...
일단 처음에 들어가면 소개비로 15만원을 요구하는데, 문자로 동의합니다 라고 보내고 간단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소개비는 월급날에 달라고하더라)
일당 9.5만원...업무는 전기공 보조로 들어갔다.
여태 시급 6000원대짜리 알바하다가 8~9시간만 해도 9.5만원을 준다기에 얼마나 빡세면 그럴까 싶었는데 다행히 일이 어렵지 않았다.
한 팀에 8명정도 있는데 숙련공이 4~5명이면 보조공이 3명정도 이뤄져서 달라고 하는거 갖다주고, 사다리 옮기고 이런 잡일들이었어.
곧 오픈하는 건물이다보니 한창 바쁠때였지만 일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한가지 힘든건 바빠서 매일 야근했는데 하루에 15시간 30분을 일했다...
이틀만 일해도 자고 일어날때마다 몸이 비명을 지르더라고.
그래도 야근을하면 2공수, 즉 일급의 두배를 받기로 해서 내색안하고 다녔지. 문제는 팀내에 소소한 불화가 있었는데 팀장과 부반장이 서로 사이가 안좋았어.
서로 뒤돌면 욕하기 바쁘더라... 숙소도 서로 같이 생활하는데 어떻게 저런 팀워크로 계속 일하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일한지 일수로는 21일, 근무날짜로는 16일째 일하던날 퇴근 30분전에 팀장이 우리 일은 여기까지다! 하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했다.
다들 어안이 벙벙했지. 나중에 알아보니 팀장은 계속해서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다가 어느정도 준비가 됐다 싶으니 멋대로 일을 끝낸거야.
어차피 부반장이랑 사이도안좋으니 미련없이 혼자 살길 찾아 놓은거지.
나는 좀 살짝 패닉에 빠진게 못해도 최소 일주일은 더 일해야 내가 워홀갈 자금이 마련되거든. 안그래도 일이주뒤에 그만둘생각이었지만 지금 그만둬버리면 골치아파지는거지.
그래도 어쩌겠어 팀장이 그만하자고 했으니 다 그만둬야지.. 그렇게 팀은 해체되고 마지막날이라고 그래도 회식아닌 회식을 했다.
(그냥 평소먹던 식당에서 간단하게 고기나 꿔먹었어)
근데 기존에 있던 사람들은 상관이없지만 나 포함 신입 네명은 보름정도밖에 일 못했는데 소개비 15만원에 안전교육까지 받고 오다보니 이게 너무 열이받는거지.
그래서 제일 나이 많으셨던 형님이 대표로 팀장이랑 딜을 해서 소개비는 팀장이 지원해주기로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나마 다행이라고 속으로 안도하면서 헤어졌었어. 소개비는 건졌으니까. 그때가 월급날로부터 20일쯤 전이었었다.
그리고 20일 후 월급날쯤 되니 팀장한테서 계속 연락이 오는거야. 말인즉슨, 통장에 니 월급보다 돈이 더 들어올꺼다, 거기서 소개비 15만원과 니 월급을 빼고 남은돈은 내 계좌
로 입금해라. 뭐 이런말이었어. 이게 무슨 말이냐면 건설회사가 수주를 맡길때 시스템을 잠깐 알아야 이해가되는데 원청, 즉 건물주가 공사지어주세요 하고 여러회사들한테
발주를 해. 그럼 회사들은 팀장급들을 모집하고 팀장급들은 자기밑의 팀들을 댈꼬와서 일을하고 회사에서 보수를 받는거야. 한마디로 돈은 원청 > 하청 > 노무자 이렇게 흘러
가는거지. 여기서 팀장이 자기팀원들 서류를 올릴때 우리가 초보노무자가 아니라 숙련공으로 등록해서 원래 일당 9.5만원 받는거를 13.5만원 받게끔 만들었어. (13만원인지 13.5만원인지 모르겠다)
그러니 회사는 나한테 일당을 숙련공취급해서 지급하는거고 팀장은 내가 초보일당으로 받기로했으니 남은 금액은 자기한테 입금하라고 하는거였어.
앞으로 볼사이도 아니라 그냥 먹고 입 싹닦아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그냥 그거 얼마하겠어? 하는 생각에 알겠다고 했어.
근데 팀장이 나한테 혹시 같이 일했던 누구랑 누구 연락이 가느냐, 지금 연락이 닿지 않는다. 하길래 내가 일끝나고 연락안하고 지낸다고 했더니 걔네가 지금 잠수탄거같다,
내일까지 기다려보고 경찰서 가야지, 주소도 다 아는데.. 이런식으로 중얼중얼 거리는거야. 나는 그냥 아, 예 그렇군요 하고 끊었는데 끊고 잠들때 곰곰히 생각하니까 굳이
나한테 경찰서 얘기에 주소까지 알고 있다 이런소리를 한 저의가 이상한거야. 마치 엄포 놓는것처럼.
그래도 에이 신경쓰지 말자 그거 얼마한다고 다 줘야지. 하면서 잠들었다. 그냥 아무생각이 없었음.
다음날 갓수생활을 만끽하며 친구들과 술퍼마시고있을때 팀장한테서 전화가 왔다.
"너가 20공수 이상 일했으니 4대보험을 가입해야된다. 그러니 일당 9.5로 계산하는게 아니라 9만원으로 계산해라."
당연히 나는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팀장이 하는 설명을 들으니 아, 그렇군요 하고 고개 주억주억거릴뿐이었다. 9만원으로 계산하면 월급에서 11만원정도가 차감되는데
누가 자기 월급이 깎이는게 기분좋겠냐... 거기다 그걸 사전에 말안해주고 월급날에 공지해주는건 뭐야? 다시 친구들이랑 한잔씩 하면서 하소연하고 집에돌아가 잠드는데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벌떡일어나서 개드립 고게에 글올렸다. 어디가서 하소연할데도 없고 인터넷 검색해도 이런 사례는 잘 검색안되고 해서
http://www.dogdrip.net/117472963 이건 그때 올린 글.
그리고 어디서 나타난지 모르는 노가다 게이들의 깔끔한 질타와 응원을 받고 조금더 정보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1. 팀장이 한 짓은 원청에 대해 횡령죄에 해당하며(서류조작질을 해서 돈을 삥땅쳤으니)
2. 법적으로 가면 나는 꿀릴게 없으며
3. 도의적으로 내가 일한 보수가 아니므로 내 월급에서 +@된 이 @는 내돈이 아니므로 팀장에게 줘야맞지만 굳이 안줘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일단 생각이 복잡해졌지만 내일 회사에 직접 연락해보기로 하고 잠들었다. 여전히 자고일어나니 찍혀있는 부재중통화... 일단 회사에 먼저 연락을 했다.
먼저 내 월급부터 확인했다. 애초에 내가 계산한 내 노무비보다 60~70만원정도 더 나왔더라고. 그리고 4대보험도 물어봤지. 나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한다. 20공수 이상부터
가입이 아니라 일을 20일 이상 일하면 가입하는거라고. 그리고 4대보험은 회사에서 제하고 나한테 입금해준다고. 여기서 편협한 팀장의 속내를 몇개 들춰보자.
1. 마지막 회식날에 그래도 자기가 이렇게 갑자기 일 끝낸건 미안하니 소개비 15만원 지원해준다고함.
2. 월급날 가까워져오니까 연락을 해서 +@되는 금전을 요구함.
3. 다른사람들 잠수중인데 그사람들에 대한 주소등 개인정보를 알고 있으며 내일까지 기다려보고 연락이 안닿으면 경찰서 가겠다고 나한테 돌려서 엄포를 놓음.(혹시라도 내가 딴마음 먹을까봐)
4. 20일 이상부터 4대보험가입임에도 불구하고 20공수 이상부터 가입이니 월급을 다시 계산하라고함.
5. 여기서 웃긴건 설사 4대보험을 가입해야되는 상황이라서 월급이 적게 들어오더라도 그건 미리 회사에서 제하고 주는거기때문에 팀장은 해당사항 없는 얘기임.
6. 처음에 나는 내가 얼만큼 일했는지 메모해놨지만 확인차원에서 알려달라고 했더니 자기는 모른다고함. 내가 계속해서 알아봐달라고 하니까 1분뒤에 어느정도 일했다고 말해줌. 이건 혹시라도 내가 계산 잘못해서 돈을 더주면...?
이렇게까지 되니 나도 점점 마음이 독해졌다. 내가 이런 양반한테, 물론 나의 정당한 보수는 아니지만 왜 돈을 줘야되는가 의구심이 들었다. 그냥 물먹여주고싶은 마음이 강했음
아니 그거 얼마한다고 보름밖에 일 못한(그것도 강제적으로) 내 월급에서 거짓부렁이를 늘어놓으며 돈을 떼가려한단 말인가?
자기는 차액 60~70만원을 나 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한테서도 거둬가면서 가난한 갓수 월급을 삥땅치려하는가? 진짜 ㅂㄷㅂㄷ거렸다. 그리고 팀장한테 전화를 걸었다. 녹음 기능키고..
"팀장님, 저한테 어떻게 이럴수가있습니까?"
"갑자기 무슨소리야?"
"제가 알아보니 이러쿵 저러쿵 해서 저는 4대보험 가입에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알고 그러신겁니까?"
"...아, 내가 다른사람이랑 헷갈렸는가보다."
"또 저번에 대체 저랑 통화하면서 경찰얘기는 왜꺼내는겁니까? 마치 제가 돈 안주면 신고하겠다는 식으로 엄포놓는걸로 들렸습니다. 저 그날 머리가 복잡해져서 잠 한숨도 못잤어요."
"아... 그건 오해한거야, 다른 애들이 다 잠수타서 나도 성질나고 하다보니 하소연한거다. 난 니가 편해서 한말인데 그런 오해할줄은 몰랐다."
"그리고 팀장님은 제가 통화할때마다 말이 바뀌네요. 4대보험도 말이 틀려지고 제가 몇공수 일했는지 물었을때 처음엔 모른다고하다가 계속 물으니까 대답해주고, 이젠 팀장님 말에 신뢰가 안가고 배신감마저 느껴집니다. 아무리 일끝나고 서로 안볼사이라지만 저를 너무 호구취급하는거아닙니까? 제 쥐꼬리만한 월급이 얼마한다고 거기서 조금이라도 더 떼어갈려고 하십니까?"
"말했다시피 오해다, 니가 그런 생각을 가질줄은 몰랐네. 앞으로 애들한테 말조심해야겠다... 나도 반성한다."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릴게요. 제가 받은 차액을 안돌려드리면 어떻게 하실거니까?"
"...그럼 간단하지.(여기서 잠깐 뜸들이다가) 경찰서나...뭐 이런 법적으로... 처리해야지 뭐. 구두로 약속한것도 계약이니까."
구두계약 소리부터 꼭지가 돌았다. 누굴 빙다리 핫바지로 보나...
"팀장님이 지금 한 행동 횡령죕니다. 경력 10년 이상 일하셔서 팀장님까지 되셔놓고 그런것마저 모르고 한행동은 아닐테고, 법적으로 가면 제가 훨씬 유리한데 왜 자꾸
경찰 운운하는지 모르겠네요. 절 무슨 아무것도 모르는 호구처럼 보는것도 아니고. 됐고 팀장님은 팀장님대로 돈을 못받으셔서 화나시니까 경찰서 가십시오. 전 원청이랑 노동
부에 연락해서 한번 따로 알아보겠습니다. 어차피 정당한 제 노동비가 아니니 그쪽에서 돌려달라고 하면 돌려주겠습니다. 팀장님이 아니라요."
".....그래, 한번 알아봐라... 나도 미안했다. 니가 그런 오해할 줄은 몰랐다. 앞으론 말조심할게.... 그냥 애들이 전부 잠수타고있어서(전부 잠수타고있는건 첨알았다 이때 ㅋㅋㅋㅋ)
너무짜증나서 하소연한거다. 그리고 그냥 없던일로 하자... 경찰서는 안갈게, 대신 인간적으로 소개비는 소개해준사람한테 줬으면 한다. 내 계좌로 주면 내가 보내줄게. 어차피
내이름으로 들어가는거니까. 그리고 인간적으로 나 차비랑 기름값좀 주라"
내가 차비랑 기름값을 왜줘야되는지... 할말이 없더라.
"그냥 소개비만 깔끔하게 드리겠습니다. 팀장님이 아니라 저 소개해준 사람한테 연락해서 드리겠습니다."
이런식으로 해서 팀장과는 깔끔하게 해결했다. 그리고 소개해준 사람한테 전화했음.
"... 이러저러해서 보름밖에 일을 못했습니다. 처음에 들어갈때 최소 한달 보장이라고 하셨는데 제가 소개비를 드려야되는건가요?"
"아, 그런일이 있으셨군요. 전 그냥 연결만해주고 소개담당은 ㅇㅇ실장님이 있으니 그쪽으로 한번 연락해서 알아본뒤에 전화드리겠습니다"
대체 이놈의 건설직종은 중간에 몇다리를 걸치는건지... 여하튼 조금 기다리다가 전화가와서 받았다.
"ㅇㅇ씨, 근태 불량에 출석도 잘안하고 해서 짤렸다면서요?"
"...네? 뭐라구요?"
"근태 불량에..출석도 안하고... 그렇다는데..."
"...네?"
농담아니고 어이가없어서 진짜 계속 네? 네? 했음 ㅋㅋㅋㅋ와 ㅋㅋㅋㅋㅋㅋ 사람이 진짜 한고비 넘겼더니 또 이건 뭔가... 파면 팔수록 이건 진짜 ㅋㅋㅋㅋ 감기 몸살걸려도 일
바쁘다고해서 일요일에도 출근하고 마지막날엔 퇴근 30분전에 일 그만나오라고 팀들 전부 통보받았는데 서류에는 내가 근태불량으로 짤린걸로 적혀있었나봄...ㅋㅋ 진짜 이때
오만생각 다들더라. 팀장 횡령한것부터 시작해서 관례랍시고 지들끼리 법망피해서 돈 조금씩 먹고 있던거 어떻게 다 찔러버릴까 오만가지 생각 다들었다.
"... 아마도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거같은데 그분 연락처주시면 제가 직접 전화하겠습니다."
이사람이 무슨죄야, 차분하게 대답하고 실장이라는 양반한테 전화걸었다. 아줌마였음. 일단 근태불량이고 나발이고 본론부터 얘기했다.
"내가 이런이런 일이 있어서 보름밖에 못했고 어쩌고 저쩌고 근데 소개비까지 드리면 남는게 없습니다.
"ㅇㅇ씨(나), 팀장님이랑 안그래도 통화했습니다. 근데 팀장님이 70만원가량을 포기한건 큰 결단이에요, 그만큼 ㅇㅇ씨한테 미안해서 그런거 같은데 인간적으로 소개비는 주셔야죠."
"그건 팀장님이 자기가 돈 더 챙겨갈려고 제 동의도없이 서류조작해서 차액만든건데 그걸 제가 왜줘야되는겁니까? 물론 따지면 제 돈은 아니지만 팀장님이 횡령한 돈아닙니까? 그리고 저 근태불량으로 짤렸다면서요?"
"제가 다른사람과 착각했습니다. ㅇㅇ씨는 당연히 아니죠! 그리고 인간적으로 소개비는 챙겨주세요. 돈 더생기셨잖아요. 소개비정도는 챙겨줄수있잖아요."
근데 처음에 입사할때 문자로 소개비 주는데 동의한다고 해놓은 상태거든. 그게 어떤 효력이 발생할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찝찝했다. 그리고 근태관련은 본인이 다른사람과 착각했다니 더 따지기도 뭐했다. 열은받았지만...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한달 일할려고 들어갔다고 가정하고 보름일했으니 딱 절반만 드리겠습니다."
"에이 ㅇㅇ씨, 저도 월급쟁이에요... 가정이 있는 몸이에요! 3만원만 더 얹어주세요~!"
시종일관 쌔게 나오다가 소개비준다고 하니까 갑자기 인간적으로 호소하기 시작함. 진짜 더 신경쓰기 머리아파서 알겠다고 하고 소개비 10만원 준다고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하고 문자오더라.
결국 난 내 기본월급에서 소개비 제하고 +50~60만원정도를 더 챙겼는데...결론적으로 내가 돈을 더 챙겼으니 잘 해결된거 같다.
살면서 처음으로 건설쪽 노가다일을 해봤고 보름만에 팀장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팀이 해체되어 일자리가 짤리고 월급날 되니 팀장한테 내 기본월급이 뜯길뻔하다가 역으로
내가 요목조목 따져서 돈을 털어냈다. 대학교 4년 졸업하고 전공에 대한 회의감으로 워홀 준비하다보니 제대로된 직장은 다녀본적없이 알바만 전전했다. 방학때 공장도 다니고
대학생땐 매일 알바하고...마지막으로 알바할때도 사장이 임금체불해서 노동부 찔러서 돈받아냈었는데 회사도 아닌 이런곳들이 이러할진대 회사에 입사하면 오죽 더할까 싶다.
여하튼 이돈은 워홀자금으로 잘쓰기로함. 끗.
3줄요약
1. 요약하기가
2. 너무힘들다.
3. 고멘네..
출처 : 개드립